반응형
화상이란 뜨거운 물이나 일종의 화학물질에 의해 피부조직이 손상된 것을 말한다.
하지만 이 화상은 피부뿐만 아니라
사람의 마음에도 입을 수 있는 것이다
마음의 화상은 자존감 하락, 목표감 상실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것은 각종 대인관계 속에서 배신 따위로 인한 깊은 상처를 받았을 때 주로 생긴다.

화상은 피부조직에 더는 나을 수 없는 화상흔적을 남기곤 한다.
마음의 화상도 또한 같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분명한 자욱을 남긴다.
때때로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자신이 괜찮아졌다고 느끼기도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다.
피부의 화상이 온전히 다 나은 후에도 약간의 미온수에 닿는 것만으로 이질감을 느끼는 것처럼,
마음의 화상또한 생각치도 못하게 이따금씩 느껴지는 아픔에 몸서리치게 된다.
마음의 화상은 병과도 같다.
아무리 조심히 다뤄도 재발할 수 있으며, 애초에 완치라는 것이 존재하는가조차 확신할 수 없다.
다만 조금 덜 아프길 바랄 뿐이고, 아픔이 느껴지지 않아 잊혀지길 바랄 뿐이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
잠깐 눈에 보이지 않아도, 잠깐만 신경쓰지 않아도 곧잘 잊곤 한다.
그래서 때로는 "난 이제 아프지 않아", "난 이제 괜찮아" 라며 확실하지도 않으면서 다 나았다고 확신하곤 한다.
하지만 한 번 상처입은 곳에 생긴 또다른 상처는 더 뜨거워서, 사실은 다 낫지 못했음을 언젠가는 깨닫는다.
마음의 화상을 다스리는 법에는 정답이 없다.
다만 다시는 그곳에 약간의 미온수라도 닿지 않길 바랄 뿐이고 기도하는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딱 한 가지 치료의 마지막 보루가 있다면, 더 좋은 기억, 사랑으로 상처를 덮는 것이다.
반응형
댓글